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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년후, 세계는 그리고 한국은 본문

Serendipity/BooK

[책] 3년후, 세계는 그리고 한국은

IOT전략연구소 2009. 1. 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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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박사의 책은 볼 때마다 새롭지 못하다. 물론, 보는 시각이나 입장에 따라 새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관련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신문이나 최신 서적을 탐독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하지 못하다. 남들에 의해 다 언급된 현상들을 남들의 말(책, 신문, 보고서 등)을 인용해서 구조적으로 정리해 놓을 뿐이다.

책의 앞머리에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세우는 데는 책을 쓰는 일만큼 좋은 방법도 드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세우거나, 혹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책을 쓰는 거라면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남들의 생각이나 연구결과로 가득찬 책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7장 리스크 관리 부분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불확실한 정보의 유포"가 마치 새롭게 나타나는 유일한 리스크인 것처럼 기술함으로써 스스로 균형성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및 촛불집회 등은 '아무런 문제 없음' 쪽으로 결론이 만들어져가고 있지만 사실 어떠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그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관련된 12장의 경우도,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일부 주장을 마치 주류를 이루는 주장인 것처럼 말하고, 그와 반대되는 주장을 한 장하준 교수나 폴 크루그먼 같은 학자들을 형편없는 학자들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더러 분명 균형잡힌 모습은 아님에 틀림없다. 학문적 업적이나 화려한 배경을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한 학문적 업적을 정당화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의 모든 책에서도 그랬듯이, 그의 책에는 자신의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이러이러 했으니,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 할 것이며, 선택은 자신의 몫이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는 것의 그의 책의 요지다. 맞는 말이다. 어떻게 저자가 독자들의 삶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을까? 맞는 말이긴 하지만 공허하다.나름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의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렇구나 하는 잠시의 끄덕임과 이어지는 망각만이 남을 것 같다.

아쉬움으로 가득한 책이었으나, 이번에는 기존의 책에 사용한 내용들을 재상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나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년에 책을 한권 혹은 두권 내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을 쓰기 보다는 외국의 유명한 저자들처럼 5년 10년에 한권의 책을 내더라도 많은 고민이 담긴 책을 내주길 바란다.

사진출처: Yes24
2009.1.15, http://hyki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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