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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과 앰비언트
와이브로 출구전략 세울 때다 본문
지난 21일 디지털타임즈에 실린 사설인데요, 사설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원천기술을 보유한 장비 제조사들조차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정리 및 효율적인 주파수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이 올 하반기부터 4G LTE 기술인 TD-LTE를 상용화한다. `세계시장'으로 통용되는 중국이 3G(TD-SCDMA)에서 4G TD-LTE 시장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시장에서 상용화되던 FD-LTE 시장과 함께 TD-LTE가 세계 ICT시장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반기부터 중국 TD-LTE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공세에 나선다. 특히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이동통신사들이 해외 로밍 등을 고려해 TD-LTE와 함께 FD-LTE를 요구하면서, TD-FD 통합형 LTE 스마트폰 시대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발 TD-LTE 신시장 개막을 앞두고, 국내에서는 기존 와이브로 정책의 전면적인 수술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를 세계적 시장 트렌드에 맞춰 LTE로 개편하자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와이브로는 지난 2000년대 초 삼성전자ㆍETRI를 중심으로 국내 민간기업ㆍ국책 연구기관이 중심이 돼 개발한 토종 모바일 기술이다. 당시 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주도하던 3G(WCDMA)보다 2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원하면서, LTE와 함께 차세대 4G 이동통신 기술로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와이브로를 최초로 개발한 우리나라는 200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세계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당시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세계 70여개 국가에 와이브로 기술을 수출하며 와이브로 벨트를 형성해 갔다.
그러나 이처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온 와이브로는 정부의 한발 느린 `뒷북정책'과 이동통신사들의 전략에 밀리면서, LTE에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와이브로 종주국인 국내에서조차 와이브로가 변방의 기술로 떠밀리면서 LTE 진영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는 상황이 됐다. 아직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가 100만에 달하고 있지만, 경쟁기술인 LTE 가입자가 2000만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조차 `잊혀진 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이같은 시장의 변화를 인식하고 와이브로 출구전략을 마련중이다. 미래부는 최근 와이브로 퇴출설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면서도 와이브로 정책 전환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ㆍ운영하고 연내에 와이브로 정책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와이브로는 한때 대한민국의 ICT 성장동력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MB정부들어 ICT 전담부처가 산산이 분산되면서, 정책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와이브로 생태계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제는 정부가 와이브로 산업의 발전적 해체에 대해 얘기할 시점이다. 국내 업체들이 힘들여 개발한 토종기술이고, 또 아직도 100만여명에 달하는 가입자가 와이브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미 와이브로 시대는 저물었다. 와이브로 원천기술 개발사인 삼성전자조차 전담 인력들을 LTE 네트워크나 스마트폰 개발조직으로 돌렸을 정도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어려운 쥐처럼, 정부 관계자 그 누구도 와이브로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결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또 더 이상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누군가는 와이브로 시대가 끝났다고 마침표를 찍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