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장비 업체들 간에 '중앙집중 구조냐, 분산처리 구조냐'하는 아키텍처 방식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키텍처에 따라 제품 특성이나 이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앙집중 구조는 무선랜 콘트롤러에서 인증, 암호화, 보안, QoS 등 모든 정책 설정/관리와 트래픽 처리를 한다. 무선AP 가격이 저렴하고 중앙 정책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분산처리 구조는 무선 AP에서 인증, 암호화, 보안, QoS 등 정책 설정/관리를 하고 트래픽을 분산 처리한다. 무선랜 콘트롤러가 죽어도 문제없고 대량의 트래픽 처리에 있어 이점을 지닌다.
◆ 제품별 대용량 트래픽 처리와 트래픽 관리 한계 지적= 현재 시스코· 아루바· 모토로라 등이 중앙집중 구조를, HP· 메루네트웍스· 트라페즈 등이 분산처리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무선랜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업체들 간 상대방 아키텍처가 지닌 한계를 지적하는 공방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선랜 업체들에 따르면, 중앙집중 구조는 콘트롤러를 지방(지점)에 까지 둘 수 없기 때문에 중앙 컨트롤러는 지방 AP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 수 없어 QoS, 보안 설정을 할 수 없다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반면, 분산 처리 구조는 지방 AP에서 트래픽 제어가 이뤄지기 때문에 트래픽 관리나 보안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분산 처리 구조 장비 업체 관계자는 "802.11 a/b/g 네트워크 구축 시 고객이 큰 차이를 못 느끼지만 차세대 네트워크 표준인 802.11n 네트워크 구축 시 제품들 간 성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중앙집중 구조의 무선랜 장비는 아키텍처를 바꾸지 않는 한 전원공급 및 트래픽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트래픽 증가 감안한 "분산처리 구조의 선호도 높아져"= 향후 802.11n을 고려한다면 분산처리구조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앙집중형의 대표주자인 시스코도 고객 요구에 따라 분산처리와 중앙집중 두가지 아키텍처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시스코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쟁업체도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시스코가 지원하는 분산처리 구조는 무선랜 콘트롤러 없이 리모트 AP 기능을 설치하여 단독형(Fat) AP를 지원하는 것으로 무선랜 컨트롤러 기반의 분산처리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중앙 컨트롤러에서 리모트 트래픽에 대한 가시성 확보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중앙집중형 무선랜 장비를 이용하다가 지난해 분산처리형 무선랜 장비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한 병원 관계자는 "중앙처리 방식은 무선랜 컨트롤러가 백본스위치에 물려 인증, 암호화는 물론 모든 트래픽 처리를 하기 때문에 백본스위치에 부하가 많다. 상대적으로 분산처리 방식은 무선 AP(클라이언트) 간 트래픽만 왔다갔다 하므로 부하를 줄일 수 있다. 향후 무선 단말기기나 컨텐츠가 증가할 것을 감안해 트래픽 처리에 부담이 있는 중앙집중형에서 분산처리형 장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한 분산처리 구조는 차세대 무선랜 표준인 802.11n로의 전환이 SW업그레이드 만으로도 가능하고, VoIP나 IP폰을 이용한 통화 시 컨트롤러가 죽거나 백본스위치에 문제가 생겨도 통화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