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과 앰비언트

광고와 기업 실적에 관하여.. 본문

Memorandum

광고와 기업 실적에 관하여..

IOT전략연구소 2009. 7. 15. 12:56
728x90

예전에 후배 중의 하나는 새롭게 TV 광고를 시작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많은 돈을 벌었던 적이 있다. TV 광고를 하면 그 제품에 대한 소비자 혹은 고객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이는 결국 매출 증대 및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이라면 TV 광고를 보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을 것이다. TV 광고를 요란하게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눈에 띄는 실적 개선 없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지치지 않고 제품 광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의 이미지 광고에 돈을 쏟아붇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기업의 광고가 수익에 직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기업들이 광고에 대한 소비자 혹은 고객의 생각 혹은 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광고를 하면 매출이 늘어난다는 구태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요즘 KT는 Qook이라는 브랜드 광고 및 Olleh KT라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동시에 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나아진다는 아무런 징후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 어째서 이럴까?



솔직히, 최근 KT의 광고를 보면서 '야, 재밌다', '정말 기발하다', 혹은 '이거 정말 대박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가 너무 재밌고 기발해서 광고 시청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다음에 떠오른 생각은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거지?' 라는 것이다.

KT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고의 감탄사(Olleh)를 외칠 수 있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나는 지금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광고가 재밌다고 굳이 인터넷이나 전화를 바꿀 용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KT의 통신 서비스나 다른 통신 서비스나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소비자가 자신의 통신 서비스를 바꿀 수 있는 뭔가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저 다른 통신 서비스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경험 혹은 결과만을 광고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매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사실, KT의 이러한 시도는 SK텔레콤에서 먼저 시도하고 먼저 동일한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겨울만 하더라도 지겨울 정도로 '비비디 바비디 부'라는 주문을 들어야 했고, 그 전에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라는 노래를 들어야 했다. 설령 SKT의 광고가 재밌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광고들이 전하려 하는 바가 노래나 주문에 가려졌고, 결국 SKT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다시 말해, 기업 수익성 개선에 큰 효과도 없거나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광고를 열심히 해대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아마 그 답을 '차별화'라는 단어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차별화라는 것은 다른 것들과 같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기성품이 판치는 세상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제공되고 서비스되는 것들이 다른 것들과 같지 않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그들은 제품 혹은 서비스의 차별화보다는 그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르게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인식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광고들의 대부분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다른 점을 하나도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어떠한 차별화 포인트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보다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감정적 혹은 다른 측면에서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광고 시장이라는 말이 있다. TV 방송국이나 신문사들도 대부분 광고수익에 의존하고 있고, 인터넷 주요 포털이나 산업의 다른 분야도 광고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광고 투자에 있어 기업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