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3월 5일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요금제를 방통위에 신고했으나 심의 결과 반려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SK텔레콤은 정부 때문에 5G 서비스 개시 시점이 3월에서 4월로 미뤄졌다느니 정부는 규제에만 관심이 있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SK텔레콤 혹은 이동통신사들의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신 서비스는 전기나 수도와 마찬가지로 공적 성격이 강한 유틸리티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서비스 요금은 국민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며, 국민들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SKT가 신고한 요금제는 이러한 조건 중 어느 하나도 만족시키고 있지 못합니다.
SKT는 이번 신고한 요금제(75,000원에 150GB 제공)가 69,000원에 100GB를 제공하던 기존의 LTE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만 강조합니다. 만약,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LTE 서비스에서 150GB를 제공하는 경우 103,500원이 되어야 하므로 기존 서비스에 비해 28,500원이나 저렴하다는 논리죠.
하지만, 75,000원짜리 요금제가 최저 요금제입니다. 즉, 데이터를 더 조금만 쓰고 더 저렴한 비용을 내고 싶은 사람들은 5G 서비스를 전혀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33,000원에 1.5GB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처럼 30,000원 정도에 1.5GB를 제공하거나 33,000원에 2~3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함께 내놓았어야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할인율도 자의적입니다. 기사에서는 150GB짜리 5G 요금제가 100GB짜리 LTE 요금제에 비해 27.5% 정도 요금이 저렴한 것처럼 소개했지만, 79,000원에 150GB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에 비하면 고작 5% 저렴해진 것에 불과합니다. 데이터 속도가 20배나 빨라지면 가격은 20분의 1은 아니더라도 10분의 1 혹은 5분의 1 정도로 낮아져야 하는데 고작 20분의 1 정도 밖에 낮아지지 않은 겁니다. 고작 5% 할인하려고 5G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또 다른 이슈는 가격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LTE 요금제를 보면 GB당 요금이 천지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33,000원에 1.2GB를 제공하는 경우 GB당 27,500원입니다. 반면, 79,000원에 150GB를 제공하는 경우 GB당 526.7원입니다. GB당 단가가 52배나 차이가 납니다. 물론, 다른 조건들이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만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데이터만 놓고 보면 이렇게 공평하지 못한 것이 통신사 요금입니다.
사실, 이런 불합리, 불균형한 부분이 단통법 같은 법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주장되는 5G 서비스에서는 이런 점들이 반영되어 요금제가 출시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