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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와이파이존 설치 너무 수익성만 따진다
헤럴드경제 | 입력
KT '와이파이(무선랜) 존'의 지역 및 장소 쏠림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공서나 터미널 등 공익적 장소에서는 무선랜 설치의 우선순위가 밀리고 대학ㆍ백화점ㆍ커피숍 등 젊은 층이 많은 곳으로만 몰리고 있다. 현행 1만3000곳의 무선랜 존을 연말까지 3만7200곳으로 늘리겠다는 KT의 계획 역시 수익성 위주로 갈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지역 및 장소 편중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KT 쿡존(구 네스팟)의 16개 시ㆍ도별 설치 현황(14일 KT 홈페이지 등록 기준)에 따르면 서울은 총 3244곳의 와이파이존이 설치돼 전체 24.95%가 몰렸다. 반면 경기도는 1801곳(13.85%)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현황 기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경기도(1153만명)가 서울(1020만명)보다 인구가 더 많지만 쿡존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특히 인천은 168곳에만 설치돼 있어 16개 시ㆍ도 가운데 최하위다. 서울 시민 3146명당 쿡존이 1곳이라면, 인천은 1만6182명당 1곳으로 서울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대구, 광주, 울산, 경남 등이 인구 비율보다 쿡존 설치율이 떨어졌다.
지역 내에서도 차별은 발생했다. 서울의 경우 명지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이 있는 서대문구는 무려 쿡존이 518곳이나 운영되고 있지만, 구로구는 19곳에 그쳤다. 그나마 극장(3곳), 편의점(4곳), 커피숍 및 패트스푸드점(3곳), 은행(6곳)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금천구(20곳), 양천구(20곳), 중랑구(27곳) 등도 저조했다.
무선랜존의 쏠림현상은 KT가 철저히 수요 위주로 쿡존을 설치하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쿡존을 하나 설치하는데 비싼 것은 100만원도 더 들며 유지보수 비용까지 들어가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중복 투자 여부를 반영하지만 대부분 수요를 먼저 고려한다"고 인정했다.
실제 서울은 대학 등 교육기관에 2100곳, 마트 등 쇼핑 지역에 271곳, 커피숍 등 외식 및 카페에 164곳이 깔렸으나 관공서는 90곳, 터미널 등 운송 관련 지역은 9곳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KT는 지난 8일에도 전국 26개 롯데백화점 내에 와이파이(Wi-Fi) 무선인터넷존인 쿡앤쇼존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역별로 무선랜 환경이 너무 차이가 난다"며 "대학과 카페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관공서나 터미널 등은 좀 더 무선랜존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