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의 중요성

최근 코리안 시리즈(KS)를 보면서 느끼게 된 것 중의 하나가 기업 혹은 그룹 이미지의 중요성이다. 평상시에는 그저 급여수준이 높거나 사원복지 수준이 높은 기업, 혹은 사회봉사에 앞장서는 기업의 기업 이미지가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사람들을 속내가 드러나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은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이번 코리안 시리즈에서는 SK그룹보다 기아그룹의 이미지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2/3 정도의 사람들이 기아를 응원하고 나머지가 SK를 응원하는 것 같았다. 내가 기아와 SK로 나눠서 말하는 것은 기아를 응원하던 2/3의 사람들이 기아타이거즈를 응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기아 타이거즈가 1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 SK 와이번즈가 두산 베어스를 이기로 올라온 것에 대한 반감 등이 결합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SK 그룹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그 뒤에 숨어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SK를 에스케이라 하지 않고 스크라 한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나오는 괴물 오크와 비슷한 개념으로 스크라 부르는 것이다. SK가 과연 그정도로 나쁜 기업/그룹이었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그룹으로 그에 맞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모습이 진실되게 다가오지 않았는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눈치다.

이러한 것은 삼성그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1위 그룹에 뭐든지 일등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비인간적이고 야박하다는 느낌이 강하고, 보이기 위해 열심히 하는 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현대그룹은 고지식하고 구닥다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강성 현대차 노조의 느낌도 아주 나쁘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왠지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있다. LG그룹의 경우는 부드러운 느낌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어정쩡한 느낌의 그룹이다. 만년 2등이라는 느낌, 완벽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있다.

이러한 기업/그룹들의 이미지는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도 그렇지만, 고객이나 소비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업 이미지 메이킹 활동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